BLS 고용지표 수정치 발표: 미국 시장 심층 분석
개요: ‘소프트랜딩’ 신화의 균열과 새로운 현실
2025년 9월 9일, 시장은 예상치 못한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12개월간의 비농업 부문 고용이 이전에 발표된 수치보다 무려 911,000개나 적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월평균 약 76,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음을 의미하며, 2002년 이후 기록된 가장 큰 규모의 예비 벤치마크 수정치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통계적 조정을 넘어, 지난 1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연착륙(Soft Landing)’ 혹은 ‘노랜딩(No Landing)’이라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근본적인 균열을 일으켰다.
그동안 시장은 견조한 고용과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하고 안정적인 성장 경로에 안착할 것이라는 믿음을 키워왔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우리가 보고 있던 경제의 모습이 실제보다 과대 포장된 ‘신기루’였을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드러냈다. 경제의 가장 중요한 바로미터인 고용 시장이 실제로는 훨씬 더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는 사실은, 향후 경제 전망과 자산 가격의 경로를 완전히 재설정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 ’91만 쇼크’가 미국 거시경제, 금융시장,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미칠 다각적인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투자자들에게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 속에서 명확한 상황 인식과 실용적인 전략적 방향성을 제공하고자 한다.
- 경제 재정의: 수정된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을 어떻게 재정의하는가? 견조해 보였던 성장의 이면에는 어떤 취약성이 숨어 있었는가?
- 시장 가격 재반영: 금융 시장은 이 새로운 현실을 어떻게 가격에 반영할 것인가?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이라는 단기적 환호 너머에 기다리는 중장기적 위험은 무엇인가?
- 연준의 경로 수정: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는 어떻게 수정될 것이며, 그 속도와 폭은 어느 정도일까? 투자자는 이 거대한 정책 전환기(Pivot)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결론적으로, 이번 고용지표 수정은 단순한 과거 데이터의 정정이 아니다. 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나침반의 자침을 재조정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과거의 낙관론에서 벗어나, 예상보다 더 험난할 수 있는 경제 경로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경제적 충격 분석: 예상보다 차가웠던 미국 경제의 민낯
911,000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통계 조정을 넘어선다. 이는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초에 걸쳐 미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고용 시장이 우리가 인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냉각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다. 이는 마치 건강 검진에서 겉보기에는 건강해 보였던 사람의 몸속에서 심각한 질병의 징후가 발견된 것과 같다. 이제 우리는 미국 경제의 건강 상태를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재평가해야 한다.
1. 경기 상황 재평가: 숨겨진 둔화의 발견
가장 혼란스러운 지점은 다른 경제 지표와의 ‘불일치(divergence)’ 현상이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3.3%로 매우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1분기의 -0.5%에서 극적인 반등이었다. 그러나 이번 고용 수정치는 바로 그 견조한 성장기에도 고용의 질과 양은 이미 둔화되고 있었다는 ‘시차(lag)’의 존재를 명백히 보여준다. 이는 GDP 성장이 기업의 신규 채용 확대가 아닌, 생산성 향상이나 재고 조정 등 다른 요인에 의해 주도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업률 지표 역시 그 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2025년 8월 실업률은 4.3%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이는 완전 고용에 가까운 강력한 노동 시장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BLS의 가계 조사(Household Survey) 데이터를 깊이 파고들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8월 노동시장참가율은 62.3%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장기 실업자(27주 이상) 수는 190만 명으로 전년 대비 385,000명 증가했다. 이는 낮은 실업률이 활발한 구직 활동의 결과라기보다는, 구직을 단념한 사람들이나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데 따른 착시 효과일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러한 우려는 월가의 거물에게서도 확인된다. JPMorgan Chase의 CEO 제이미 다이먼은 고용 수정치 발표 직후, “이번 수정은 우리가 이미 생각했던 것을 확인시켜 줄 뿐”이라며 “경제가 약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직설적으로 경고했다. 그의 발언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인플레이션 경로 재설정: 디스인플레이션 가속화 vs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고용 시장의 냉각은 양날의 검과 같다. 한편으로는 연준이 가장 골머리를 앓던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에 단비가 될 수 있다. 고용 수요가 줄어들면 기업들의 구인 경쟁이 완화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임금 상승 압력을 둔화시킨다. 실제로 2025년 8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7%로, 정점을 찍었던 시기에 비해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서비스 물가의 핵심 구성 요소인 임금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춰, 연준이 목표하는 2% 인플레이션 달성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즉, 고용 시장의 둔화가 경제 전반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추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만약 경제 성장은 고용 둔화로 인해 급격히 식어가는데, 인플레이션은 지정학적 리스크나 고질적인 공급망 문제, 혹은 관세 장벽 등으로 인해 쉽게 떨어지지 않고 2% 후반대에서 고착화된다면 어떻게 될까? Dow Jones의 이코노미스트 설문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 2.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어, 7월의 2.7%보다 오히려 소폭 반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러한 ‘저성장-고물가’ 조합은 연준의 정책 대응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며, 경제 주체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고용 쇼크가 성장의 하방 위험을 키운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3. 소비 동력 약화: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 흔들린다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는 그동안 경제를 지탱해 온 가장 강력한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이 버팀목의 근간인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용 시장의 약화는 단순히 통계 숫자의 변화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곧바로 가계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주변에서 실직자가 늘어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현재 직장을 가진 사람들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지갑을 닫게 된다. 이는 ‘예비적 저축(precautionary savings)’ 증가와 소비 지출 감소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경로다.
2025년 7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5% 증가하며 아직까지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고용 시장의 둔화가 아직 본격적으로 소비 심리에 반영되기 전의 데이터일 가능성이 높다. 고용 지표의 변화가 소비 지표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고려할 때, 91만 개의 일자리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충격은 올가을과 겨울 소비 시즌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자동차, 가구 등 고가의 내구재 소비가 먼저 타격을 받고, 이후 서비스 소비로까지 위축세가 확산될 수 있다. 미국 경제의 가장 단단한 기둥이었던 소비마저 흔들린다면, 경기 침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 시장 영향 분석: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 그 이후
고용 쇼크가 터진 9월 9일, 금융 시장의 반응은 역설적이었다. 경제에 대한 끔찍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S&P 500, 나스닥, 다우존스 등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Bad news is good news)’이라는 시장의 오랜 격언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즉, 고용 시장의 명백한 둔화가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압도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동성 파티는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 시장은 결국 기업 실적 악화와 경기 둔화라는 펀더멘털의 무게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자산 시장은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는 차별화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1. 주식 시장: 섹터별 희비 교차
단기적으로 시장은 연준의 ‘비둘기파적 전환(dovish pivot)’에 환호하며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경기 둔화의 그림자가 짙어질수록, 모든 배가 함께 떠오르는 시기는 끝나고 섹터별, 기업별로 실적과 전망에 따라 주가 흐름이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 섹터 (ETF) | 예상 영향 | 핵심 근거 |
|---|---|---|
| 기술주 (XLK) | 긍정적 | 금리 하락의 대표적인 수혜주. 낮은 조달 비용은 미래 성장 가치에 대한 할인율을 낮춰 밸류에이션에 긍정적. 특히 AI 등 장기 성장 스토리를 가진 대형 기술주 중심의 강세 예상. |
| 헬스케어 (XLV) | 긍정적 |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안정적인 수요와 이익을 창출하는 헬스케어 섹터로 자금이 몰리는 ‘피난처’ 역할. 모건 스탠리는 방어적 헤지 수단으로 헬스케어를 추천. |
| 금융주 (XLF) | 중립/부정적 | 금리 인하는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축소로 이어져 수익성에 부정적. 또한, 경기 침체 시 대손 비용 증가 우려. 단, 연착륙에 성공하고 수익률 곡선이 정상화(steepening)되면 대출 증가와 M&A 활성화로 반등 가능. |
| 경기소비재 (VCR) | 부정적 | 고용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섹터. 자동차, 명품, 여행, 레저 등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 관련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가장 큼. |
| 에너지 (XLE) / 산업재 (XLI) | 부정적 |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원유 및 원자재 수요 감소로 이어져 에너지 및 산업재 섹터에 부정적. 유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 |
결론적으로, 투자자들은 시장 전체의 지수 상승에 안주하기보다, 포트폴리오를 경기 침체에 대한 방어력을 갖추면서도 금리 하락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질적 성장주 중심으로 재편해야 할 필요가 있다. 헬스케어와 같은 방어주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엄선된 기술주로 성장성을 추구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2. 채권 시장: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는 국채
채권 시장은 주식 시장보다 한발 앞서 경제의 펀더멘털 변화를 가격에 반영한다. 이번 고용 쇼크는 채권 시장에 두 가지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첫째, 경제 성장 둔화(또는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 둘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것. 이 두 가지 요인은 모두 국채 가격 상승(수익률 하락)을 지지한다. 특히, 연준의 정책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은 금리 인하 기대를 빠르게 반영하며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다. 장기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반영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의 변화다. 수익률 곡선은 장기 국채와 단기 국채의 금리 차이로, 시장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 스티프닝(Steepening) 시나리오: 단기적으로 시장이 연준의 빠른 금리 인하를 기대하면서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 금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 이는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는 ‘스티프닝’ 현상으로, 일반적으로 경기 회복 초기에 나타나지만, 이번 경우는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로 발생할 수 있다.
- 재역전(Re-inversion) 시나리오: 그러나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금리 인하 기대보다 더 커지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장기 국채로 몰리면서 장기 금리가 다시 급락할 수 있다. 이 경우, 한때 완화되었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다시 심화될 수 있으며, 이는 강력한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된다.
세인트루이스 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9월 9일 기준 10년물과 2년물 국채 금리 차이(T10Y2Y)는 약 0.54%로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시장의 경기 인식 변화에 따라 이 스프레드의 움직임은 채권 투자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3. 외환 시장: 달러화의 향방
지난 몇 년간 달러화는 ‘미국의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라는 훈장을 달고 강세를 유지해왔다. 다른 주요국에 비해 월등히 강한 경제 성장세와 높은 금리가 전 세계 자금을 미국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고용지표 수정은 바로 그 ‘예외주의’의 근간을 흔들었다. 미국의 성장세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달러화의 매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리 인하는 해당 국가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면,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BOJ) 등 다른 중앙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달러화는 추세적인 약세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달러 인덱스(DXY)는 고용 쇼크 이후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반등했지만, 중장기적인 하락 추세 전환의 서막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유로(EUR), 위안(CNY), 엔(JPY) 등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가지 변수는 있다. 만약 미국발 경기 둔화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공포로 확산될 경우,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을 팔고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화로 몰려드는 ‘안전자산 선호(flight to safety)’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달러화는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일시적인 강세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달러의 향방은 ‘미국의 경기 둔화 속도’와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 사이의 줄다리기 속에서 결정될 것이다.
정책적 함의와 시나리오 전망
BLS의 고용지표 수정은 연준의 정책 결정자들에게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각인시켰다. 그동안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만 몰두해왔던 연준은 이제 급격히 식어가는 고용 시장과 경기 침체라는 또 다른 적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는 연준의 정책 기조를 ‘매파적 동결’에서 ‘비둘기파적 인하’로 전환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며, 향후 경제 시나리오 전반을 다시 쓰게 만들고 있다.
1. 연준의 통화정책 피봇(Pivot)
그동안 연준과 시장을 지배했던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라는 주문은 이제 그 효력을 다했다. 고용 시장이 실제로는 훨씬 더 취약했다는 증거가 나옴에 따라, 연준이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은 크게 약화되었다. 오히려 너무 늦게 정책을 전환할 경우, 경기를 심각한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시장은 이미 연준의 빠른 행동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CME FedWatch 툴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9월 16-17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으며, 일부는 50bp의 ‘빅컷’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나아가 연내 남은 회의에서 2~3차례의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의 컨센서스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연준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지난 7월 FOMC 의사록에서 나타났듯이, 위원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과 ‘고용의 하방 위험’을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 너무 성급하게 금리를 내리면 잡혀가던 인플레이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고, 너무 늦게 대응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연준은 앞으로 발표될 고용 및 물가 데이터를 면밀히 살피며, 위험과 위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FOMC 회의에서 실제 금리 인하가 단행될지 여부와 함께,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가 어떻게 수정될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다.
2. 새로운 경제 시나리오: 연착륙 vs. 경기 침체
고용지표 수정은 기존의 경제 시나리오를 폐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 연착륙(Soft Landing) 시나리오 재평가: 이제 연착륙의 가능성은 이전보다 현저히 낮아졌다. 설령 침체를 피하고 연착륙에 성공하더라도, 이는 과거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고도(낮은 성장률)에서의 불안정한 착륙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가 활력을 잃고 저성장 국면에 장기간 머무는 ‘L자형’ 시나리오에 가까워질 수 있다.
- 경기 침체(Recession) 시나리오 부상: 고용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소비 위축이 기업의 투자 및 채용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negative feedback loop)’가 시작될 경우, 경기 침체는 더 이상 기우가 아닌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부상한다. 딜로이트와 같은 기관들은 이미 2026년 실업률이 4.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으며, 이번 고용 쇼크는 그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2026년 상반기 중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기술적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정책의 무게 중심은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이동할 수 있다. 행정부와 의회는 경기 부양을 위해 감세나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추가적인 재정 지출 패키지를 논의하기 시작할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시장의 변수가 될 것이다.
핵심 요약: 새로운 현실 인식
BLS의 고용지표 수정은 미국 경제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한 상태에 있었음을 드러낸 ‘게임 체인저’다. 이는 ‘더 높게, 더 오래’라는 연준의 정책 기조를 종식시키고, 조기 금리 인하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금융 시장은 단기적으로 유동성 공급 기대감에 환호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기 펀더멘털 약화라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낙관론에 기반한 전략을 재검토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진 새로운 경제 환경에 맞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 및 투자 전략 제언
결론적으로, 2025년 9월 9일의 BLS 고용지표 수정 발표는 미국 경제와 금융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분수령이다. 이는 과거 데이터의 단순한 정정을 넘어, 우리가 서 있는 경제적 현실과 앞으로 나아갈 경로에 대한 근본적인 재인식을 요구한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유동성 랠리의 환호 너머에 있는 경기 펀더멘털의 약화에 주목하고, 보다 신중하고 방어적인 자세로 시장에 임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국면을 맞아 다음과 같은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을 제언한다.
- 위험 관리 강화 및 현금 확보: 경기 침체 가능성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부상한 만큼,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위험 노출도를 재점검해야 한다.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여 일정 수준의 현금 비중을 확보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시장 충격에 대응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다.
- 방어적 성장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둔감하면서도 꾸준한 수요를 창출하는 섹터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헬스케어(XLV)와 필수소비재는 경기 하강 국면에서 안정적인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다. 동시에, 금리 하락기에 강점을 보이는 우량 기술 성장주(XLK)를 선별적으로 편입하여 포트폴리오의 성장성을 유지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반면, 경기소비재(VCR)와 같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섹터의 비중은 축소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 채권 비중 확대 및 듀레이션 조절: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이 유력해짐에 따라 채권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특히 금리 하락 시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기 국채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이는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헤지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인컴 수익을 확보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향후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지표들을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한다. 아래 지표들의 변화는 연준의 정책 결정과 시장의 기대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 차기 고용 보고서 (9월분, 10월 3일 발표 예정): 고용 둔화 추세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구조적인 흐름인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데이터.
- 소비자물가지수 (CPI) (8월분, 9월 11일 발표 예정): 고용 둔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질긴 모습을 보이는지, 아니면 둔화 속도가 빨라지는지 여부.
- FOMC 회의 (9월 16-17일): 연준의 실제 금리 인하 여부, 그리고 점도표를 통해 공개될 연준 위원들의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생각.
시장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변화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전략을 조정한다면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는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현실에 기반한 냉철한 분석과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때이다.
참고 자료
https://www.investopedia.com/dow-jones-today-09092025-11806134
https://www.piie.com/blogs/realtime-economics/2025/feds-september-dilemma
https://ycharts.com/indicators/10_2_year_treasury_yield_spread
https://www.federalreserve.gov/monetarypolicy/fomcminutes20250730.htm
https://www.bea.gov/news/2025/personal-income-and-outlays-july-2025
https://www.cnbc.com/2025/09/09/jobs-report-revisions-september-2025-.html
https://finance.yahoo.com/news/morgan-stanley-wilson-weak-jobs-115835860.html
https://www.cnbc.com/2025/09/08/traders-see-a-chance-the-fed-cuts-by-a-half-poin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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